Behind the Scene
조개껍데기가 일상의 생활용품으로 탈바꿈하기까지
서울디자인어워드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통해 일상 속 다양한 문제를 해결한 프로젝트들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사람과 사회,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일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예요.
따라서 서울디자인어워드의 수상자들은 우리가 꿈꾸는 지속가능한 일상을 만드려고 힘써오신 분들 이기도 한데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고, 세상에 변화를 만들기까지. 수상자들은 어떤 치열한 시간을 견뎌왔을까요? 서울디자인어워드 2023 수상자들을 만나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첫 번째 인터뷰이는 ‘씨 스톤 : 버려진 조개껍데기의 새활용’ 프로젝트를 진행한 디자인 스튜디오 newtab-22입니다. newtab-22를 이끌어가는 문지희, 최혜인 두 명의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눠 봤어요. 나와 우리의 삶에서 지속가능한 일상을 만들어가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들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발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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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디자인 유학을 하던 두 디자이너가 조개껍데기에 꽂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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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문지희, 최혜인입니다. 저희는 영국왕립예술대학원Royal College of Art에서 Design Products 석사를 졸업하고 2020년부터 지속가능한 소재 연구 기반 디자인 스튜디오 newtab-22 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newtab-22는 ‘오늘의 웨이스트Waste가 내일의 새로운 자재로’라는 슬로건을 기반으로 소재의 새로운 창을 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무심코 버려지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재료들, 환경과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소재를 연구하고 탐험하는 작업을 해요. 이를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 상품과 서비스를 대중에게 선보이고요.
씨 스톤은 조개껍데기를 활용해 만들어지는데요. 버려진 조개껍데기 ‘패각’을 소재로 삼은 계기가 있나요?
저는 어린 시절 바닷가 근처에 살면서 해변에 가리비, 전복, 소라 등의 껍데기가 버려지는 광경을 많이 봐왔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패각은 여러 해안에서 골칫거리더군요. 남도 해안 양식장에서 대량으로 패각이 버려지면서 악취를 일으키고 토양을 오염시키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패각은 탄산칼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이를 활용해 볼 방향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달았죠. 패각을 단순히 ‘쓰레기’가 아닌 높은 가치를 지닌 ‘자원'으로 다시 보기 시작한 거예요. 이를 이용해, 환경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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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스톤은 수명을 다한 후에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친환경 소재죠. 개발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단순히 제로 웨이스트 소재를 사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어요. 제품이 수명을 다해도 폐기물이 되지 않도록 패각 분말을 콘크리트나 레진 등 인공물에 섞지 않고 자연물과 배합하려 했어요. 수많은 자연바인더, 소재와 배합하며 내구성 테스트를 하고, 최상의 배합물을 만들기 위해 재료에 대한 연구만 2년 이상 소요했어요.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가능성, 안전성, 상품성을 모두 입증하고자 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도 환경을 고려했고요.
정말 많은 시간과 큰 노력을 들였네요.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도 지속가능한 소재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
우리 사회는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비와 생산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폐기물도 증가하여 ‘폐기물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20년 2만 톤으로 추정되는 쓰레기의 양이 2050년에는 3.4만 톤으로 늘어날 거라는 예상도 나온 상황이에요. 이러한 상황에서 디자이너이자 예술가로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해를 덜 끼치는 방법을 고민하거나, 친환경 소재나 버려지는 소재를 사용하거나, 전체 프로세스를 순환 과정으로 설계하는 식으로요.
씨 스톤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길 바라나요?
저희는 소재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요. ‘폐기되는 많은 소재들을 어떻게 다시 재사용할 수 있을까?’, ‘가치 있는 소재로 개발하여 어떤 식으로 접목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해 왔습니다. 제품을 만들 때 공정뿐만 아니라 결과물까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요. 씨 스톤은 저희의 첫 번째 연구이기도 한데요. 저희의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전달된 후, 쓰이고, 폐기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환경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으면 해요.
씨 스톤이 첫 번째 연구라면, 다음은 어떤 행보를 계획하고 있나요?
씨 스톤 프로젝트는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하나하나 깎아서 만든 하나뿐인 공예품 아트 컬렉션,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제품, 집안의 포인트 타일과 패널로 쓰이는 인테리어 자재 등으로요. 저희는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를 탐구하면서, 지속가능한 재료를 우선으로 생각해 디자인하는 메테리얼 리드Material-led 스튜디오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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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스톤을 활용해 거울, 인센스홀더, 트레이, 캔들홀더, 화병, 타일 등 일상에서 쓰이는 아이템들이 정말 많아요.
일상에서 씨 스톤으로 만든 물건을 사용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경험하길 바랐어요. 그리고 패각은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쌓여서 곤란을 겪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서 더 많은 제품으로 활용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었고요. 장기적으로 남해의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죠. 최근엔 일반 소비자들도 제로웨이스트나 업사이클 제품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제품과 친환경을 지향하는 행동들은 더욱 중요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씨 스톤으로 만든 제품들을 사용해 본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하네요.
서울디자인어워드 수상과 함께 여러 전시, 매거진 인터뷰를 통해서 대중에게 저희의 작업을 알릴 기회가 많았는데요. 처음엔 버려지는 패각으로 제작한 줄 모르고 아름다워서 구매하고 싶어 하시다가, 나중에서야 우리나라 남부의 버려지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것을 아시고는, 이렇게 의미 있는 제품인 줄 몰랐다며 새롭다고 말씀해 주셨죠.
수상 후에 그런 변화가 있었군요! 늦었지만 서울디자인어워드 2023에 수상한 걸 축하드려요. 소감도 한마디 부탁드려요.
서울디자인어워드에 수상하면서 저희의 생각과 작품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대중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처음 씨 스톤 프로젝트를 선보인 이래로, 많은 디자이너와 학생 등이 저희의 작품을 통해 패각 문제를 접하고 영감을 받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보아와서 정말 뿌듯합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서울디자인어워드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위한 기획자 또는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은 친환경 시대가 아닌 필必환경 시대예요. 그래서 많은 기업, 국가가 환경을 위해 움직이고 있어요. 디자이너로서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우리 사회에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책임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쌓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 역시 사회에 영감을 주는 브랜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해요. 앞으로도 환경과 지속가능한 삶에 보탬이 되는 디자인을 하면서 메테리얼 리드 Material-led 디자인 스튜디오로 끊임없이 나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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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서울디자인어워드의 수상작들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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